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앞세운 아베의 도발은 왜 벌어진 것일까. 진짜 한국 대법원의 징용공 판결 때문일까, 아니면 더 큰 노림수가 있는 것일까.일본이 지난 7월 1일과 8월 2일 잇달아 취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와 1000여 전략물자의 수출심사 우대 조치 철회에 대한 최대 의문은 일본의 아베 정부가 이들 조치를 통해 노리는 목표가 무엇인가로 모아진다. 일본 정부가 공식 표명한 수출규제 이유는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전략물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한국에 수출된 전략물자의 일부가 북한에
“역사는 금언(maxim)이 아닌 유추(analogy)에 의해서 가르친다.”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냉전 종식 직후인 1994년에 출간한 저서 ‘외교(Diplomacy)’에서 한 말이다. 어떤 외교 현안이든 똑같은 사례가 없는 만큼 주요 분야에서 축적된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통해 유추를 할 수 있어야 올바른 분석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이런 의미의 역사 유추를 필요로 하는 현안은 단연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3차 미·북 정상회담과 사상 첫 남·북·미 정상회동이다. 지난 2월 28일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
트럼프 미 대통령은 3박4일간의 일본 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28일 일본의 2만7000t급 헬기 탑재 호위함 ‘가가함’(DDH-184)에 올랐다. 전용헬기 마린원을 타고 가가함 갑판에 내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득의만만한 표정의 아베 총리가 맞았다. 이날 미·일 정상이 앞으로 항모 역할을 기대하는 대형 함정에 올라 자위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모습은 전시 때나 가능한 정상 간 회동으로 비쳤다.미·일 정상이 함께 오른 ‘가가’라는 호위함의 명칭도 의미심장하다. 본래 가가함은 일본이 대동아공영권 건설을 위해 일으킨 태평양전쟁 때 미드웨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동아시아 질서 재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동맹과 협력 관계인 지전략적(地戰略的·geostrategical) 구도가 바뀌고 있다.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진영은 기존의 한·미·일 3국에 중국까지 더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6·12 1차 미·북 정상회담 전후부터 북한이 크게 의존했던 중국의 빈자리는 이제 러시아가 대신하기 시작했다. 하노이 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을 추구하는 것으로 드러난 북한이 동맹의 축(pivot)을 중국에서 러시아로 옮기는 상황이다.이
오는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 협상 무대가 동아시아 질서를 재편하는 ‘새로운 전쟁터’로 떠오르고 있다. 하노이 회담은 외견상 북한의 핵 포기 여부를 확정하는 미·북 간 ‘전투’로, 또 다른 당사국인 우리가 미국을 대표로 내보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전투는 역내 패권을 노리는 중국과 일본이 당사국들 이상으로 관여하는 다자간 전투로 확전되고 있다. 따라서 전투의 결과가 어떻게 나든 간에 그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넘어 역내 질서에 큰 변수로 등장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이루어진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는 한국과 미국이 기다려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인가.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1967년 프랑스 파리에서 북베트남 공산주의자들과 가진 평화협상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때의 협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북한 비핵화 협상과 닮았기 때문이다. 당시 43세였던 키신저는 파리에서 북베트남 정부 특사 마이 반 보(Bo)와 비공개 평화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키신저는 보가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을 때가 많아 혼자 오래 앉아 있기 일쑤
새해 미국은 ‘불가능한 꿈’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제국의 꿈’을 포기하고 있는 것인가?지난 12월 말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를 발표했다. 철수 결정에 반대했던 매티스 국방장관은 전격 사퇴했다. 대통령과 국방장관 간에 전례를 찾기 힘든 충돌이 벌어지자 철수 결정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철수 결정이 새해 미국의 대(大)전략이 바뀔 수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 기조의 대전략으로 이행할 것인가? 미국의 새로운 대전략과 관련해 우리에게 최대 의
김정은의 서울 답방과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두 개의 정상회담은 그 성사 여부에 따라 많은 국제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 특히 이 두 개의 정상회담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이들 두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과 의미를 따질 때 먼저 전제로 할 것은 북한 비핵화 게임은 미·중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좌우하는 것은 남북한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다. 이는 북한 비핵화 협상의 결정적 변수가 되고 있는 중국의 대북정책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쉽게 알
최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의 정세를 관통하는 최대 의문은 미·중 무역전쟁의 진실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중 무역전쟁을 통해 노리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이냐는 것이다.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가 지난 8월 중국의 대미 주요 수출품들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를 결정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복에 나서면서 발발했다. 그 후 트럼프의 목적에 대해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어왔다. 이들 주장을 살펴보면 두 개의 스쿨(school·학파)이 맞서고 있다. 20세기 초 영국의 외교 고위 관리였던 에어 크로와, 95세의 고